클로즈업- 안양 범계중 유도부 쌍둥이.형제 선수들

     

안양 범계중의 쌍둥이 또는 형제 선수들. 왼쪽부터 고태영·승조, 양준영·진영, 고범석·용석 형제. 




“우리 팀만큼 쌍둥이 선수들이 많은 학교는 아마 없을껄요?”

스포츠 계에서 쌍둥이 형제 또는 남매가 같은 종목에서 함께 선수 생활하는 경우는 간혹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무려 3쌍의 쌍둥이와 1쌍의 형제가 한 팀에서 함께 운동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는 팀이 있다. 최근 다수의 우수 선수를 배출하며 유도 명문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안양 범계중(교장 최명선) 유도부가 바로 그 곳.

지난 1993년 창단한 범계중은 안종철 감독과 김동춘, 구흥모 코치의 지도 아래 남자 24명, 여자 9명 등 모두 33명의 선수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고범석·용석(2년), 양준영·진영(1년) 형제와 최규영·자영(2년) 남매가 쌍둥이며, 고태영(2년)·승조(1년)는 한살 터울의 형제다. 비율로만 따지면 전체 선수 중 24%가 쌍둥이 또는 형제인 셈이다.

더욱이 김시나브로(2년·여)와 이승보(1년·남)의 친동생 역시 각각 안양 석수초(김한솔·남)와 명학초(이정보·여·이상 6년)에서 유도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탓에 내년 범계중에 입학하는 이들을 포함한다면 형제및 남매 선수들의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그렇다면 쌍둥이 형제들의 장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구흥모 코치는 “이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고된 훈련과 숙소 생활을 견뎌낸다. 특히 쌍둥이들은 유독 승부욕이 강해 서로를 견제하는 탓에 자연스럽게 경쟁이 이뤄져 기량이 함께 발전하는 순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쌍둥이들은 장점들이 판이해 선수로서의 자질로 봤을때는 아쉬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고범석의 경우 힘이 좋고 노력파인 반면 동생인 고용석은 운동신경이 좋아 기술 습득이 매우 빠르다”고 분석한 뒤 “이 둘을 섞어놓을 수만 있다면 최고의 선수가 나올텐데”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최명선 교장은 “사실 우리 아이들은 가정 형편상 유도를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상황이 안돼 합숙 생활하는 유도를 함께 시켜 경제적 부담을 줄이거나 형제 중 한명이 두각을 나타내면 나머지 아이도 같이 운동을 시키기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유독 형제 선수들이 많은 것”이라고 설명한 뒤 “특히 쌍둥이 형제들은 성격이 판이한 경우가 많아 다툼이 잦기 때문에 반 또는 숙소 배정을 다르게 해 서로의 마찰을 줄이는 등 세심한 신경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명진기자/[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