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 새로운 제안을 추가하고 싶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진 판문점 인근에 ‘불후의 평화탑’을 건설했으면 좋겠다. 1945년 해방이 되고 분단된 후 6·25전쟁을 하는 등 남·북의 군사적 대치가 2018년까지 지속되다가 드디어 민족적 화해를 이루었다는 역사적 평화징표를 만들어 세우는 것이다. 전쟁의 참화를 경험한 모든 세계인들이 한번쯤은 방문하고 싶은 곳인 평화의 성지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한반도 하면 생각나는 관광명소, 랜드마크적인 건축물을 건설해보는 것이다. 현세뿐만 아니라 먼 훗날의 후손들이 두고두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형이하학적 형상뿐만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가치를 심어보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하고 독창적인 문화재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세월이 흐른 다음 후손들이 위 건물로 문화적 자긍심을 가질 수 있고 관광수입으로 상당한 재원도 확보할 수 있도록 지금 사과나무를 심어보는 것이다.
마침, 동남아시아 캄보디아가 자랑스러워하는 앙코르와트 사원이 생각난다. 앙코르와트는 이 나라의 자부심이자 관광수입원이기 때문에 국기에도 등장할 정도이다. 현재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볼 때 국력이 강하다고 할 수 없지만 이 문화재의 힘은 위대하다. 서기 890년경 크메르 제국의 왕 야소바르만1세가 앙코르와트 사원 단지를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지금도 이 사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그 건축물의 위대함에 깊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고, 관광객들은 줄을 잇고 있다. 탐험가 앙리무오가 ‘앙코르와트는 그리스나 로마가 우리에게 남긴 그 어떤 것보다도 더 위대하다’고 말한 것이 실감날 정도이다.
또 파리의 개선문도 생각난다. 나폴레옹1세는 ‘인류의 미래는 비전과 상상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사에서만 빛난 것이 아니라 정신세계, 문화세계도 큰 족적을 남겼다. 1806년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승리한 뒤 프랑스군대의 모든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게 했다고 하는데 높이 51미터, 너비 45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큰 개선문이라고 한다. 개선문 다락방 안쪽 벽에는 전투에서 사망한 프랑스 장군들 및 전사한 용사들의 이름이 새겨져있기 때문에 이 개선문은 오늘날 국내적으로 국가통합과 화해의 상징이 되고, 국제적으로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건축명소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성가족교회이다.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에 의하여 1883년 11월 3일에 공사를 시작하여 그가 사망한 1926년까지도 작업이 진행되었고 공사를 시작한지 100년이 넘었지만 앞으로도 약 100년 후에나 건축물이 완성될 수 있다고 한다. 가우디는 건축에서 독창적인 창의력을 발휘하였으며 자연에 바탕을 두고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고 평가받는다. 스페인 사람들은 위와 같은 건축물 때문에 문화적 자긍심을 가지고 살고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하여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번 판문점 회담을 계기로 하여, 무언가 기념비적 관광이 될 수 있는 건축물의 모범사례로 위 세 곳을 예시해 보았지만 그 외에도 세계적 사례가 많을 것이다. 우리도 국민들과 관계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이번 기회에 한민족에 큰 발자취를 남길만한 ‘불후의 평화탑’을 건설했으면 한다. 한반도 ‘비핵화회담’에 즈음하여 후세들이 두고두고 자랑스러워하고 세계인들이 감탄할 수 있는 ‘문화재 핵폭탄’이 제조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위철환 전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