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희망 초임연봉과 중소기업 연봉 괴리 커...정부·기업 함께 중기 임금수준 향상 도모해야
청년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자신의 발전과 연계될 수 있는 업종 택해야

▲ 김화수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 내정자는...
1970년 부산 초읍동 출생
1995년 성균관대 무역학과 졸업
1998년 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대학원 경영정보시스템과 졸업
1996년 (주)넥서스컨설팅 정보분석팀장
1997년 (주)칼스텍 기획개발실장
2002년 (주)휴먼피아 대표이사
2006년 (주)엔도어즈 대표이사
2000~2015년 (주)잡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김화수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 내정자는 자타가 인정하는 일자리 전문가다. 1998년 10월 취업포털인 잡코리아를 창업했다. 2003년에는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인 알바몬을 선보였다. 그는 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대학원에 재학중이던 1997년 10월 대학원 4학기때 웹 에이전시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찾던중에 ‘잡(Job)’에 꽃혔다. 당시는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가는 중이고, 실업자가 200만 명에 달하던 때 였다. 리크루팅 비즈니스 모델을 온라인과 결합시키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했다고 판단했다. 친구 4명과 함께 5천만 원을 들여 잡코리아를 창업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하루 평균 4천~5천 건에 달하는 채용공고가 잡코리아에 쏟아졌다. 연 매출 500억 원을 넘겼고, 10년 동안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2003년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또 다른 ‘잡’에서 찾았다. 아르바이트 알선 서비스인 ‘알바몬’이다.

일자리에서 자신의 길을 찾은 김 내정자에게 일자리를 찾아 헤메는 청년들과 길을 잃은 일자리 정책에 대해 물어봤다. “졸업과 동시에 선택하게 되는 첫 직장은 ‘평생의 업’를 찾아가는 첫 단추”라면서 “사회가 좋은 일자리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세상에 내보일 ‘나만의 꿈’을 가져야 하고, 직장을 갖기 전에 스스로 ‘자극’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선택이 최적의 선택이 아니더라도 점점 ‘나만의 꿈’에 가까워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김 내정자는 오는 25일께 경기도일자리재단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한다.

―일자리 양극화가 심각하다. 원인은 무엇인가.

“1980년대 고도산업사회가 이룩한 기술발전에 힘입어 자동차·반도체·IT·제약·금융 등의 분야에서 상위 임금층 비중이 많아진 반면, 일부 소비재 산업, 중화학 공업의 3D업종 등은 해외이전 등으로 중·하위직 수요가 줄어든 것이 원인 중에 하나다. 대기업을 정점으로 하는 수직 계열화된 산업구조가 장기 경제침체와 맞물려 상대적 약자인 중소기업의 경영환경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근로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또 다른 원인이다. 인구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된 서비스업종의 비중 상승은 비정규직을 포함한 하위임금층의 증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양극화를 해소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정부나 기업은 지속적인 첨단기술의 개발,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고부가가치의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중위직 일자리의 공급 확대 유도가 필요하다. 장래 성장업종 등을 선제적으로 분석해 반도체, IT 다음으로 글로벌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업종을 발굴·육성하고 이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술인재양성이 필요하다. 제도적으로는 아직도 저임금 수준에 머물고 있는 중소기업 업종들에 대한 근로여건, 복지제도, 임금보조 및 세제지원 등을 통한 실질적 임금과 가처분 소득의 상승을 유도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업이 찾는 인재는 부족하고, 인재가 원하는 기업은 더 부족하다.

“일자리 미스매칭은 인적자원 수요 측면에서는 중소기업에서 발생하고 있고, 인적자원 공급 측면에서는 청년층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근본적으로 일자리 미스매칭은 저성장, 고용없는 성장에 따른 ‘괜찮은 일자리’의 공급부족에서 출발했다. 현업에서 다년간 경험한 조사에 의하면 대학생들의 희망 초임연봉과 중소기업이 지급하는 연봉과의 괴리가 크다는 점이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피하는 중요한 원인의 하나다.”

―대책은 없는 것인가.

“일자리양극화 해소대책이 곧 미스매치 해결책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저임금 수준에 머물고 있는 중소기업 업종들에 대한 근로여건, 복지제도, 임금보조 및 세제지원 등을 통한 실질적 임금과 가처분 소득의 상승을 유도할 수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일자리 공급 확대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대학생들의 취업 마인드 제고도 중요하다. 중소기업들도 청년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다양한 복지향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야 말로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다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비정규직만 양산’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불완전 취업으로 공공근로 등과 같이 정부가 단기적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예산을 지원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결과적으로 중장기적 지역경제 발전에도 순기능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취업을 하더라도 완전취업이 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근무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지원을 위해 지역과 연계한 중소기업 일자리 지원 이외, 고부가가치의 서비스 산업을 지원해 중위직이 두터운 다이아몬드형의 고용, 임금구조로 만들어지도록 해야 한다.”

―구인구직의 눈높이 격차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어떤 쪽이 더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정부와 기업이 노력해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 증가 가능성이 높은 강소기업, 벤처기업, 우수 중소 기업의 발굴과 적극적 지원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 구직 청년들에게 유망한 중소기업들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평생의 업’이 중요한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후자 측면을 강화시키는 것의 답이 ‘중소기업 선택’이 될 수도 있고, ‘창업에 나서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전문직을 준비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무엇’으로 답이 제시될 수는 없지만, 자신의 강점과 적성을 조금이라도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좋은 직장,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근무조건이 중요한 요소이다. 비단 급여와 복지수준, 안정성 뿐만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이나 합리적 업무량이 뒤따라야 한다. 다음으로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이다. 성장의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 현재의 업무와 본인의 적성이 일치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의 발견을 위해 적절히 다양한 업무 수행의 경험이 주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직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으면 더 나을 것이다. 많은 취업준비생 또는 직장인들이 중요성 측면에서 첫 번째로 ‘근무조건’을 들고 있고, 이 점이 대기업과 공기업 중심으로 선호가 나타나는 경향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소통과 성장의 기회 측면을 보면 이제 시작한 기업이나 중소기업도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언제든 열려있다. 중소기업 경영자의 리더십이 더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먼저 자신의 적성에 맞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충분히 파악하고 조사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가능하면 장래성 있는 일자리로 자신의 발전과 연계될 수 있는 업종을 정하는 것이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바탕이 됨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목표한 일자리에 어떤 능력을 가진 자를 요구하는지 사전에 충분한 조사를 거쳐 그에 맞는 경쟁력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두 번째로 요구되는 과정이다. 해당기업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확보해야 할 것이며 면접, 자기소개 등을 완벽히 소화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가 돼야 한다.”

-대학생활과 대외활동은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나.

“대학내에서는 기본적인 학점 이수 이외에도 보다 폭넓은 선후배 관계를 유지해 인적 교류를 넓히는 대학내외의 생활이 취업 후에도 어려운 일, 복잡한 일에 직면 했을 때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생각한다. ‘공채’형식의 채용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직무중심 역량 평가를 주된 채용 전형에 포함하고 있다. 이는 ‘직무경험’의 요구라기보다 관심 직무가 정해졌는데, 그리고 그것에 일관성 있는 준비와 적절한 인턴십 경험이 있는지를 필요로 한다고 보면 된다. 이 흐름은 단기간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며, 공채기업에 대한 지원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적성과 일치하는 관심 직무를 일찍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채용흐름이라 볼 수 있다.”

―난생 처음 제도권에서 발을 들여놨다. 특별한 동기가 있었나.

“사기업에서는 기업과 구직자를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부가가치를 만듦으로서 고용시장에서 공적 기능을 수행한 것은 맞지만, 그 결과라는 것이 수단이지 목표는 아니었다. 그러나 공공부문에서는 그것이 결과이자 목표가 되는 것이기에 보다 합목적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사(私)행정 영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公)행정 영역의 일자리 지원업무를 담당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일자리재단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이복진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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