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 생산량이 5만 톤 이상 감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쌀 생산량 과다로 쌀값 폭락 및 보관에 부담을 안고 있던 정부에 숨통이 트였다. 쌀 생산량이 줄어 웃을 일이라니 참으로 시대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쌀을 생명으로 여기던 선조들이 들으면 더욱 놀랄 일이다.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1인당 연간 쌀 소비가 역대 최저를 기록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쌀이 매년 20만 톤 정도 공급 과잉이 되면서 정부는 벼 재배면적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매년 수매한 쌀을 보관할 창고 부족도 심각하고,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서 쌀의 신선도도 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전략작물직불과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활용, 농지은행, 농지전용 등을 통한 정책이 효과를 내면서 벼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있다. 대신 완두, 녹두, 잠두, 팥 등 모든 두류와 옥수수는 전략작물직불로 지원하고 있다. 두류와 가루쌀 지원 단가도 1㏊당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인상했다. 뿌리 깊은 벼 중심 농업을 두류 등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가공용 쌀을 재배할 수 있도록 농가들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층을 선두로 국민들의 식문화가 변화하면서 쌀 소비는 계속 감소하고 국수나 빵, 라면 등 밀가루를 활용한 음식의 소비량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쌀 소비를 촉진하는 캠페인이나 홍보만으로는 효과가 거의 없다. 그래서 쌀을 활용한 다양한 식품이나 음식 개발이 가능하도록 가공용 쌀 재배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신품종 쌀로 만든 가루쌀이 쌀 소비 증가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루쌀이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어 밀 수입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밀은 국제사회에 큰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가격 변동으로 업계에 고초를 겪게 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밀 가격 급등으로 모든 식품과 음식 가격이 오른 상태다. 가루쌀이 밀가루에 비해 가격이 3배가량 비싸다는 것이 문제지만 대량 생산을 하게 되면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루쌀은 가공이 쉽고 소화가 잘 되는 장점이 있어 쌀 소비 증가와 건강 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K-푸드의 인기가 매우 높다. 냉동김밥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쌀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수출에도 성과를 올리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