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공부하는데 따른 보상으로 돈을 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마이클 샌델 교수가 지난 5월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에서 던진 첫 질문이었다. 청중들의 의견을 듣던 샌델 교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더 많은 소득을 얻게 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치르며 이미 ‘우리’가 아니라 ‘나’의 성과들에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학생들은 불안과 부담 속에서 자란다"라고 의미 있는 지적을 했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19 3년을 보내며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얻었다. 코로나를 종식시키는 것은 결코 나 혼자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었고, 우리나라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었다. 모든 나라에서 모두 코로나가 종식되어야만 끝날 수 있는 것이었다. 즉 우리는 모두가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제 지구촌이라는 말은 허명이 아니고, 현실이 되어 있는 것이다. 기후 위기, 사회적 양극화, 갈등의 심화, 디지털 격차 등 모든 문제는 모두가 다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의 인식 속에서, 함께 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존재한다는 것이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룬 성취는 아니다. 부모와 동료는 물론, 우리의 역사 속에서 헌신하신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역사와 사회 속에서 겸손해져야 하는 이유다. 학생들이 이러한 ‘함께’라는 의미, ‘겸손’의 의미를 배우고 깨달아, 그 힘으로 배우며 자라, 사회에 가치가 있는 어른으로 자라길 바란다. 이것이 바로 인천시교육청이 인천 바로 알기 교육, 세계로배움학교 등 학교를 삶과 세상으로 잇는 교육에 힘을 모으는 이유다.

인천시교육청은 102개의 인천길탐방 코스를 만들었다. 갑곶돈대, 용당돈대 등 강화의 염하를 탐방하며 외세 침략과 저항의 역사를, 개항장, 북성포구, 만석부두를 탐방하며 개항과 부두 노동자의 삶을, 4.19 학생의거기념탑, 옛 시민회관 쉼터를 걸으며 인천민주항쟁의 발자취를 온몸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인천의 역사, 대한민국의 역사는 세상을 먼저 살아간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희생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감사함과 겸손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러한 마음을 가슴에 품고 세계로 나아가게 도울 것이다.

우리 교육청은 매년 3천 명의 학생과 교사가 국제교류하는 ‘세계로배움학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북극 극지아카데미, 미국 UN 사이드 포럼, 베트남·싱가포르 기업가정신 해외연수, 독일 통일 캠프, 중국 역사 캠프, 영국 학기 교환제 등 7월부터 700여 학생과 교사가 세계로 나아갈 것이다. 이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더 많은 배움을 얻고, 더 많은 학생들과 꿈을 키워갈 것이다.

얼마 전 세계로배움학교 연합발대식에서 "여러분이 곧 인천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세상 어디에서 가서도 인천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누군가를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인천 밖 세상을 알면 그 세상을 사랑하고 존중하게 될 것이고, 해외의 아이들이 인천을 알면 그 아이들도 인천을 사랑하고 존중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함께’,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속에서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들을 함께 풀어갈 것이다. 우리의 역할은 이러한 교육 기회를 계속 제공하고, 아이들의 가슴에 불꽃을 지피게 하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께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