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세브란스병원·KAIST 연구팀
파킨슨병 환자 187명 5년이상 추적
FP-CIT PET 영상 뇌관류 패턴 파악
치매고위험군 선별 바이오마커 개발

(왼쪽부터)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정석종·전민영 교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용 교수·이태인 학생. 사진=용인세브란스병원
(왼쪽부터)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정석종·전민영 교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용 교수·이태인 학생. 사진=용인세브란스병원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라 불리는 치매. 단순 기억력 감퇴가 아닌 여러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상황을 폭넓게 이르는 단어이다.

노화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병으로 여기며 검사나 치료를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정상적인 노화가 아닌 인지 장애로 치료가 필요하다.

전체 치매의 10~15%는 치료 가능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알츠하이머 치매, 루이소체 치매 등 퇴행성 치매도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춰 인지 능력 및 일상생활 능력을 유지하며 삶을 연장할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국내 의료진에 의해 초기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 생체 표지자(바이오마커, 몸속 세포나 단백질 등 체내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가 개발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신경과 정석종·전민영 교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용 교수, 이태인 학생 연구팀이 파킨슨병 진단 검사로 초기 치매 전환되는것을 예측하는 생체 표지자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돼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흔히 치매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파킨슨병에서 치매로 전환을 조기에 감지하는 것은 치매 진행 예방 및 치료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파킨슨병은 어떤 뇌 관류 패턴이 치매로의 전환과 연관이 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치매 고위험군의 뇌를 도파민 운반체 양전자 단층 촬영한 모습. 사진=용인세브란스병원
치매 고위험군의 뇌를 도파민 운반체 양전자 단층 촬영한 모습. 사진=용인세브란스병원

이에 연구팀은 도파민 운반체 양전자 단층 촬영(FP-CIT PET)을 이용해 파킨슨병에서 초기 치매 전환을 예측하는 신경영상 생체 표지자를 개발하고자 했다.

2015~2017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새롭게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187명의 환자를 5년 이상 추적 관찰 후, 치매로 전환된 치매고위험군(47명)과 전환되지 않은 저위험군(140명)을 나눴다.

연구에는 FP-CIT PET을 시간 경과에 따라 이중 단계로 촬영한 영상을 활용했다. 이 중 뇌의 관류 패턴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조기 단계 영상을 정량 분석해 파킨슨병 환자의 뇌 관류 패턴으로 초기 치매 전환을 예측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그결과, 파킨슨병 치매 고위험군은 저위험군에 비해 하부 내측 측두엽, 후측 띠이랑, 뇌섬엽 등 알츠하이머병에서 흔하게 관류가 떨어지는 부위에 저관류 패턴을 보였다.

연구팀은 FP-CIT PET의 조기 단계 영상에서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부위의 저관류는 파킨슨병 환자에게서도 치매 초기 전환을 예측하는 데 유용한 신경영상 생체 표지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정석종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신경과 교수는 "FP-CIT PET은 파킨슨병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로, 한 번의 검사로도 뇌 관류 양상 파악과 초기 치매 전환 예측에 활용할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생체 표지자는 향후 치매고위험군을 선별해 인지기능 관리 전략을 세우고 인지중재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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