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자기장 세기별 원숭이 뇌영상 비교. 가천대 길병원이 개발한 11.74T MRI를 이용한 영상에서는 기존 MRI 영상에서 확인하기 어렵던 세포핵(화살표 표기)이 더욱 선명하게 확인 가능하다. 사진=길병원
MRI 자기장 세기별 원숭이 뇌영상 비교. 가천대 길병원이 개발한 11.74T MRI를 이용한 영상에서는 기존 MRI 영상에서 확인하기 어렵던 세포핵(화살표 표기)이 더욱 선명하게 확인 가능하다. 사진=길병원

가천대 길병원과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이 극초고자장으로 분류되는 11.74T(Tesla) MRI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살아 있는 원숭이의 뇌 영상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치매나 파킨슨 등 신경퇴행성 뇌질환의 발생기전을 밝히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에서 대한민국 연구진이 한 차원 진전된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11.74T MRI를 이용해 마카크 원숭이를 대상으로 0.125㎜ 픽셀 해상도의 3차원 영상을 획득했다.

영상에서는 신경세포체가 많이 모여 있는 회백질과 유수신경섬유가 다량 존재하는 백질의 대조도가 3T, 7T MRI 영상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MRI에서는 확인할 수 없던 세포의 신호를 더욱 민감하게 감지했다는 의미다.

치매, 파킨슨 등의 원인물질로 밝혀진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 루이소체 등 독성 단백질은 그 크기가 0.05㎜(50㎛) 이하로, 영상으로 구분할 수 없어 독성으로 인한 주변의 세포 사멸 등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쳤다.

연구 책임자인 정준영 길병원 교수는 "향후 0.05㎜ 영상 획득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내외 전문연구진들과의 융복합 공동연구를 통해 뇌질환의 원인 물질을 직접적으로 확인해 인류의 숙원인 신경퇴행성 뇌질환의 조기 진단과 관련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길병원은 지난 2014년 뇌질환 진단기술 플랫폼 구축을 주내용으로 하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 기관에 선정된 바 있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인류 미지의 영역인 뇌의 비밀을 밝히는 꿈에 다가선 이번 성과가 감격스럽다"며 "앞으로도 연구를 지속해 세계 뇌과학 분야를 선도하는 명실상부한 허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고동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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