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발달장애인 가정

최근 발달장애인 가정이 세상을 등지는 일이 되풀이되면서 지원 제도의 사각지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장애인 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7일 충청북도 청주에서 발달장애인 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 가족에 대해 "지적장애가 있는 어머니,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후 심각한 우울증을 겪은 누나, 어머니와 누나를 돌본 남동생 또한 중증 지적장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모연대는 "단순한 개별 가정의 비극이 아닌, 발달장애 가족 지원 정책의 총체적 부재 속에서 발생한 사회적 참사"라며 "전 가족이 발달장애인 당사자인 상황에서 누구보다 사회적 개입이 필요했으나,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발달장애인 가족의 비극은 해마다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2월 의정부에 살던 한 아버지와 발달장애 자녀가 춘천 소재 호수에 빠진 승용차에서 사망했다.

지난 2022년 6월엔 수원에서 한 어머니가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하고, 같은 달 안산에선 2명의 발달장애 자녀를 둔 아버지가 고의적 자해로 숨졌다. 같은 해 3월에도 수원과 시흥에서 부모가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했다.

이를 두고 이종도 한국장애인부모회 수원지부 회장은 "사회에 여러 지원 제도가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활동보조인과 협조가 안 된다든지 시설에서도 받지 못하면 가족이 모든 것을 보살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제도권 밖에 있는 발달장애인 가정을 발굴해 도움의 손길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현수기자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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