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마약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이란 수식어도 옛말이 됐다.

국제연합 유엔(UN)이 부여하는 마약 청정국 지위의 조건은 ‘인구 10만 명당 마약사범 20명 미만’으로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우리나라 마약사범 숫자는 1만2천 명 미만이어야 한다. 하지만 2022년 1만 명을 넘어서면서 그 지위를 잃은 지 오래다.

지난해 4월 서울시 대치동 학원가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 시음행사’에서 메스암페타민(필로폰)과 엑스터시가 섞인 마약 음료수를 시음용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올해 초에는 임산부인 척 속여 공항 엑스레이와 검색대를 피하는 수법으로 수차례에 걸쳐 태국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한 30대 주부가 실형을 받기도 했다.

마약은 10대 청소년을 비롯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다이어트, 집중력 높이는 약으로 알려지는 한편, 주부나 회사원, 노인 등 일상 속까지 깊숙이 침투했다.

대검찰청·경찰청·관세청·해양경찰청·국방부·국정원·식약처 등으로 구성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최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지난해 4월 출범 직후부터 올해 3월까지 마약사범 2만8천527명을 적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6.7% 증가한 규모다.

이 중 10대 마약사범은 지난해 같은 기간 463명과 비교해 234.9% 증가한 1천551명에 달했다.

특수본은 "인터넷 유통범죄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통해 SNS 및 보안메신저에 익숙한 10대 마약사범을 집중 단속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마약류범죄의 유통경로가 다양해지고 온라인 환경에서 거래 및 유통이 손쉽게 이뤄지면서 마약류 사용에 접근하기 쉬워졌다.

윤흥희 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글로벌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마약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향정성의약품 등 마약류 유해성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지방자치단체 시청, 구청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분기별로 마약, 약물 중독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신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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