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023년도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진행 중이다. 개인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사무감사이지만 원도심 정책에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업무보고 때도 그렇듯 매번 똑같은 질의에 반복되는 대답뿐이다.

지난 수년간 서구 원도심 정책 전환과 제도 개선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복지부동이다. 지난 2018년 도시재생지원센터 설립 이후에도 여전히 행정은 그들만의 리그에 빠져있다.

인천시 곳곳에서 수천억 원의 예산으로 도시 재생이 진행됐지만, 원도심은 크게 변화된 것이 없다. 결국 주민 삶의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다시 정책을 그리고 세워야 한다.

겉만 화려하고 무조건 때려 부수고 다시 세우는 게 정답이 아니다. 원도심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의 정주성 향상과 주거 복지에 초점을 맞춘 주택 정책을 새롭게 다시 써야 한다.

즉, 원도심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도시 재생 사업들의 총체적 전환이 필요하다. 사업을 위한 사업이 아닌 실제 원도심 주민들이 체감 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원도심에 필요하다. 하지만 그 기능을 명확히 정하고 실제 원도심 주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수립하는 게 기본 방향이어야 한다.

지원센터가 원도심 주민들을 교육하고 가르치고 원론적인 역할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실제 주민 삶 속으로 들어가 무엇이 필요하고, 불편한지 정확히 짚고 시와 군·구의 가교역할 및 조력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상인대학이니 주민공모사업이니 다양한 행사이벤트가 중요한 게 아니다. 차라리 그런 사업에 예산을 쓸 바에야 노후 주택 수리 사업에 전액을 투자하는 게 주민들에겐 많은 도움이 된다.

장마로 인해 빗발이 새고 벽이 갈라지고 맨홀이 주저앉는데, 무슨 주민 교육인가! 당장 내 집의 안전조차 담보하지 못하는데 골목길만 넓히고 벽화만 그리면 무슨 소용인가. 정말 답답하다.

서구 지역의 가장 대표적인 원도심은 가좌1·2·3·4동, 석남1·2·3동이다. 주·정차부터 시작해서 아이들 통학로 위험, 열악한 생활환경 등 좀 더 실질적인 주거 복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도시 재생을 더 이상 행정기관 스스로 어렵게 만들지 말기를 바란다. 답은 아주 명확하고 간단하다. 원도심 주민들도 그냥 좀 편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다. 이게 그렇게 어려운 과제인가.

원도심에 주차장이 부족하다는 데 주차장을 없애는 게 도시 재생이 아니다. 원도심에 위험한 낡은 집을 고쳐 달라는 데 집을 철거하는 게 도시 재생이 아니다. 주민 목소리에 진심으로 경청해야 하는 이유다.

인천시가 야심차게 ‘50년을 돌아온 길 도시재생뉴딜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주민 체감은 전혀 반대의 느낌이다. 주민 교감이 없는 정책은 공감보다는 민원만 자꾸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도시 재생은 시간과 숫자의 싸움이 아니라 사람과 거주 환경에 대한 진심에서 시작된다. 누가 왜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필요로 하는지 지금부터 재생의 의미를 다시 쓰길 바란다.

이용창 인천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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