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대상]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 “1기 신도시는 노인 도시가 됐다”

지난 1992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1기 신도시가 3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 문제에 직면했다. 특히 지난 5일 성남 분당구에서 정자교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1기 신도시 시설의 안전사고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1기 신도시를 비롯한 노후택지 재정비를 위해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현장을 방문하며 신도시 주거실태 점검에 나섰다.

수도권 1기 신도시 중 하나인 안양시 평촌신도시 일대의 모습. 사진=중부일보DB
수도권 1기 신도시 중 하나인 안양시 평촌신도시 일대의 모습. 사진=중부일보DB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1기 신도시가 낡은 이미지의 노인 도시가 된 느낌”이라는 글이 게재돼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1기 신도시 지역은 고령층 인구가 많은 노인 도시가 됐을까? 중부일보가 이에 대해 팩트체크 했다.

 

[관련 링크]

1.분당, 일산, 평촌이 동네 급 자체가 옛날보다(MLB파크 4월 9일 게시물)

 

[검증 방법]

행정안전부에서 주민등록 인구통계 확인이 가능한 2008년부터 2023년 3월까지 1기 신도시 소속 지자체(성남시, 고양시, 부천시, 안양시, 군포시)의 연령별 인구 현황 자료를 토대로 65세 이상 인구비율 수치를 확인했다.

주민등록 인구통계(2008년~2015년)에 연령별 인구가 확인되지 않는 부천시의 경우 부천시 기본통계 홈페이지에서 2008년, 2011~2015년 인구 현황 자료를 분석했다.

아울러 2기 신도시에 속하는 판교·광교·동탄·운정·한강신도시와 국내 총인구, 경기도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도 같은 방식으로 분석해 1기 신도시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했다. 단, 수원과 용인에 걸쳐있는 광교신도시는 수원시 권역 인구만 분석했다.

신도시 범위는 2020년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수도권 신도시 정책의 평가 및 향후 발전 방향’ 연구보고서를 참고했다. 보고서에 나온 신도시 경계 및 2016년 행정구역을 토대로 2023년 현재 기준에 맞춰 설정했다.

분당신도시는 성남시 분당구 소속 22개 행정동 중 판교신도시 지역(판교동·삼평동·백현동·운중동)을 제외한 18개 동으로 지정했다.

일산신도시 지역은 신도시 지정 당시 구획에 맞춰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백석1~2동, 마두1~2동, 장항2동과 일산서구 일산3동, 주엽1~2동, 대화동으로 설정했다. 평촌신도시도 당시 구획에 따라 동안구 부흥동, 달안동, 부림동, 평촌동, 평안동, 귀인동, 범계동, 신촌동, 갈산동이 포함됐다.

중동신도시 지역은 부천시 중동·신중동·상동으로 설정했다. 부천시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총 세 차례 행정구역 변동이 일어났는데 과거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하면 중동, 상동, 중1~4동, 약대동, 상1~3동에 해당했다.

산본신도시 지역은 군포시 산본1~2동, 재궁동, 오금동, 수리동, 궁내동, 광정동으로 지정했다.

 

[검증 내용]

◇고령사회 진입한 1기 신도시… 분당·일산·산본, 65세 이상 인구 14% 웃돌아

2008년에는 1기 신도시 지역 5곳 모두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중동신도시는 5.36%로 고령층 비율이 가장 낮았고 ▶평촌신도시 6.02% ▶산본신도시 7.72% ▶분당신도시 7.8% ▶일산신도시 7.94% 순이었다.

신도시가 속한 지자체도 고령층 비율이 낮은 편이었다. 부천시는 6.72%로 중동신도시만큼 고령 인구가 적었고 안양시(7.22%)와 군포시(7.25%), 성남시(7.87%)는 나란히 7%대를 기록했다.

다만 군포시는 전체인구 대비 고령층 비율이 산본신도시 지역보다 낮았고, 고양시는 8.47%로 당시 경기도 전체 평균(8.14%)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08년부터 2023년 3월까지 1기 신도시 지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 추이 그래프
2008년부터 2023년 3월까지 1기 신도시 지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 추이 그래프

15년이 지난 2023년, 1기 신도시 지역도 고령화라는 흐름을 피할 수 없었다. 5곳 중 3곳이 고령사회 기준에 해당하는 14%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산본신도시는 16.79%로 가장 높았는데, 2008년과 마찬가지로 군포시(15.65%)보다 고령화 진행속도가 빨랐다.

1기 신도시 중 인구가 가장 많은 분당신도시(36만8천768명)는 15.2%(5만6천66명)였고 일산신도시는 14.98%로 뒤를 이었다. 평촌신도시는 12.48%로 고령층 비율이 가장 낮았고, 2008년 대비 증가 폭(6.46%P)도 다른 지역보다 낮았다.

신도시가 속한 지자체들은 모두 14%를 넘기며 고령화에 접어들었다. 고령층 비율이 높은 곳은 부천시(16.28%)였고 이어 ▶성남시 15.94% ▶안양시 15.71% ▶군포시 15.65% ▶고양시 15.40% 순이었다.

◇고령화 진행 더딘 2기 신도시… 화성시·동탄신도시 고령층 비율 한 자릿수대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한 2기 신도시는 1기 신도시와 다른 양상을 냈다.

분당 옆에 조성된 판교신도시는 2008년 65세 이상 비율이 17.73%였으나, 신도시 인구 유입이 시작되면서 2009년 6.54%까지 떨어졌다. 올해 3월 비율은 10.92%로 다른 2기 신도시보다 노령층이 많았지만, 성남시 전체 평균(15.94%)과 분당신도시 평균(15.2%)보다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동탄1·2신도시(동탄신도시)는 2기 신도시 지역 중 가장 젊은 도시로 꼽혔다. 실제로 2008년 4.36%를 기록했던 고령층 비율은 2009년 동탄3동이 설치되면서 2011년 3.95%까지 떨어졌다. 고령화 속도도 느렸는데, 올해 3월 고령 인구비율은 15년 전보다 불과 1.25%P 늘어난 5.61%를 기록하며 판교신도시와 약 2배 차이가 났다.

광교신도시 수원권역의 고령층 비율은 광교1~2동이 설치되기 전인 2008년에만 해도 동탄신도시와 비슷한 수치(4.67%)를 보였다. 현재는 한 자릿수(8.28%)를 유지하며 수원시 전체 고령 인구비율(12.57%)과 큰 격차를 나타냈다.

운정신도시와 한강신도시는 고령층 인구비율이 판교신도시와 비슷했지만, 고령화 속도는 판교·광교보다 느렸다.

운정신도시는 2008년 8.63%에서 올해 3월 10.71%로 2.08%P 늘었고, 한강신도시는 2008년 8.47%에서 2023년 3월 10.53%로 2.06%P 증가했다.

2008년부터 2023년 3월까지 2기 신도시 지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 추이 그래프
2008년부터 2023년 3월까지 2기 신도시 지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 추이 그래프

수도권 2기 신도시에 젊은 층 유입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국토연구원 ‘수도권 신도시 정책의 평가 및 향후 발전 방향’ 보고서에서는 신도시 형성 초기 신혼부부나 자녀가 있는 젊은 부부의 유입이 많다고 분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이 발간한 ‘1·2기 신도시 종합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기 신도시 입주자 중 내 집 마련을 목적으로 이주한 비율이 30% 이상을 기록했다.

또 이주 전 월세나 전세에서 살던 사람들이 자가로 상향이동한 비율도 30% 내외로 나타났는데, 주거 안정을 원하는 젊은 층이 서울보다 집값이 저렴한 2기 신도시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1기 신도시 고령층 비율, 경기도 평균과 큰 차이 없어

국내 총인구 대비 65세 이상 비율은 15년 동안 꾸준히 상승해왔다. 2008년 10.23%였던 고령층 인구는 2017년 14.21%를 기록하며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올해 3월 통계에서는 18.28%까지 증가하며 8.05%P가 늘어났다.

경기도 전체인구 대비 고령층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나타냈고, 전국 평균보다 고령화 속도도 늦은 편이었다. 2008년(8.14%)부터 2016년(10.81%)까지 고령 인구는 약 2.7%P 증가했는데, 수도권 2기 신도시 인구 유입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7년 대한민국이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경기도 역시 빠르게 고령화됐다. 지난해 고령사회 기준인 14%를 처음 넘겼고(14.66%), 올해 3월에는 14.91%로 소폭 상승했다.

15년 동안 경기도 고령층 인구는 6.77%P가 늘어났는데, 1기 신도시 지역 대부분은 경기도 평균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산본신도시(9.07%P)였고 ▶중동신도시(7.90%P) ▶분당신도시(7.40%P) ▶일산신도시(7.04%P)가 뒤를 이었다. 특히 산본신도시는 전국 평균(8.05%P)보다도 높은 증가 폭을 나타냈다.

 

[검증 결과]

2008년부터 올해 3월까지 1기 신도시 지역 5곳의 65세 이상 인구비율을 살펴본 결과 5개 지역 중 분당·일산·산본신도시가 고령사회 기준 비율인 14%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령 인구 증가는 1기 신도시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1기 신도시가 속한 지자체 5곳의 전체인구 대비 고령층 비율도 높은 편이었고, 일부 지역은 경기도 평균(14.66%)을 웃돈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중부일보 팩트인사이드팀은 “1기 신도시는 노인 도시가 됐다”는 검증문은 ‘절반의 사실’이라고 판단한다.

팩트인사이드팀(이한빛 기자, 박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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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일보 팩트인사이드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시민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근거자료]

1.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중 연령별 인구 현황

2.2008년 12월 부천시 주민등록인구및세대/연령별 현황(부천시 기본통계)

3.2011. 12월 주민등록인구(연령별) 및 세대현황(부천시 기본통계)

4.2012년 12월 부천시 인구(연령별) 및 세대현황(부천시 기본통계)

5.2013년 12월 부천시 인구(연령별) 및 세대현황(부천시 기본통계)

6.2014년 12월 부천시 인구(연령별) 및 세대 현황(부천시 기본통계)

7.2015년 12월 부천시 인구(연령별) 및 세대 현황(부천시 기본통계)

8.수도권 신도시 정책의 평가 및 향후 발전 방향(국토연구원)

9.1ㆍ2기 신도시 종합평가 연구보고서 최종보고서 2(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

10.1기 신도시 지역 65세 이상 인구 비율(2008~2023.3)

11.2기 신도시 지역 65세 이상 인구 비율(2008~2023.3)

12.전국 및 경기도 전체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2008~2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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