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중부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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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대상] 언론사 자체검증 “경기도 소방인력은 국내 타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다”

지난 정부 5년 동안 2만여 명을 채용했던 소방청이 올해 채용에서는 전년(3천657명)보다 50% 줄어든 1천560명을 선발한다. 이번 정부에서 내세운 ‘작은 정부’ 기조에 따른 것인데 현장의 목소리와는 온도 차가 있다.

소방공무원 인당 담당 인구만 살펴보면 대한민국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비슷한 인당 8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력충원을 호소한다. 공무원노조 소방본부는 지난해 소방의 날 시위에서 신규채용이 늘었음에도 현장인력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경기도는 소방인력 실태는 어느 정도일까. 중부일보 팩트인사이드팀이 이를 검증했다.

 

[검증 방법]

소방청이 발행한 2022년 통계연보 자료에 나온 소방관서 인원 현황을 통해 지역별 소방공무원 수를 파악했다. 이어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인구수를 살펴보기 위해 통계연보와 e-나라지표에 공개된 전국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인구수와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인구수 자료를 참고했다.

그밖에도 구급대 인력배치와 관련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소방청 ‘2022년 119구급서비스 통계연보’와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참고했다. 이어 구급대원 실태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박남수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경기지부장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검증 내용]

◇경기도 소방공무원, 1만1천53명으로 최다… 1인당 담당 인구도 전국 평균보다 많아

소방청이 발표한 2022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체 소방공무원 수는 6만4천54명이었다. 가장 인원이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1만1천53명이 속했다. 이어 서울(7천389명), 경북(5천436명), 경남(5천233명) 순이었다.

전체 소방공무원 1인 평균 담당 인구수는 80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부터 지속해서 감소해왔으며 2019년 처음으로 1천 명대 밑으로 떨어졌다.

지역별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인구를 정리한 그래프. 사진=2022 소방청 통계연보
지역별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인구를 정리한 그래프. 사진=2022 소방청 통계연보

1인 평균 담당 인구수는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도 적은 축에 속했다. e-나라지표에서 공개한 2019년 기준 국내외 주요 국가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인구를 살펴보면 일본이 763명으로 가장 적었고 ▶미국 894명 ▶프랑스 1천184명 ▶영국 1천693명 ▶독일 1천725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역별로 나눴을 경우 수도권과 그 외 지역의 편차가 컸다. 소방공무원 담당 인구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도로 1인당 354명이었으며,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시로 1천289명에 달했다. 경기도는 1천227명으로 뒤를 이었다.

국가통계포털에 공개된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주민 수’를 바탕으로 수도권과 나머지 지역을 분리해 담당 인구수를 계산해보면 수도권은 1천197명으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고, 그 외 지역은 605명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법에 명시된 구급차 3인 탑승… 탑승률 40% 못 미치는 경기도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의 부칙으로 명시된 행정안전부령 제236호 제3조에 따르면 ‘구급대 인력배치 기준’으로 구급차에 운전요원 1명과 구급요원 2명이 탑승하고 3교대로 근무하도록 했다.

하지만 소방청이 발표한 2022년 119구급서비스 통계연보를 살펴보면 2021년 기준 경기도의 3인 구급차 탑승 비율은 39.6%에 그쳤다. 이는 3인 탑승률 전국 평균(87.38%)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역별 구급대원 3인 탑승률을 정리한 그래프. 사진=소방청 2022년 119구급서비스 통계연보
지역별 구급대원 3인 탑승률을 정리한 그래프. 사진=소방청 2022년 119구급서비스 통계연보

특히 같은 수도권인 서울(100%), 인천(96.6%)과 비교해도 경기도의 구급차 3인 탑승 비율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이 같은 수치는 소방공무원들의 안전사고 빈도와도 연결됐다. 2022 소방청 통계연보에 나온 2021년 소방공무원 순직·공상자 수를 살펴보면 순직은 3건 중 2건, 공상은 933건 중 253건이 경기도에서 발생했다. 특히 구급 분야 공상은 77건으로, 전체 공상 건수(213건)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박남수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경기지부장은 “3인 구급대 운용률이 가장 낮다 보니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하려면 3인 구급대 운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검증 결과]

2021년 기준 경기도 소방공무원 수는 1만1천5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하지만 경기도 소방공무원 1인이 담당하는 인구는 1천227명으로 전국 평균(807명)보다 높았다. 또 안전을 위해 법으로 규정한 구급대원 3인 탑승 비율도 전국 평균(87.3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9.6%로 확인됐다.

따라서 중부일보 팩트인사이드팀은 “경기도 소방인력은 국내 타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다”는 검증문은 ‘대체로 사실 아님’이라고 판단한다.

박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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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자료]

1.2022 소방청 통계연보(시·도 소방관서 인원 현황 36p,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인구수 현황 51p, 소방공무원 순직·공상자 현황 53p)

2.e-나라지표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인구수

3.국가통계포털 KOSIS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주민 수(시·도)

4.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부칙(행정안전부령 제236호)

5.2022년 119구급서비스 통계연보(3인 탑승 구급대 현황 31p)

6.박남수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경기지부장 전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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