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윤석열 당선인은 48.56%를 기록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47.83%)에 0.73%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둘의 표차는 24만7천77표에 불과했다.

당초 대선 구도는 윤 당선인이 지난 3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우위가 점쳐지는 상황이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선거 전날인 지난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론조사 블랙아웃 전 업체에 따라서 6~8%포인트 정도 지지율 격차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마음을 정하지 못하셨던 분들이 투표 성향을 정하면 많게는 한 10%까지 차이가 날 수 있겠다”고 낙관할 정도였다.

실제로 선거일 하루 전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도 일제히 윤 당선인의 우위가 예측됐다. 그러나 개표결과 두 자릿수까지 내다봤던 판세는 사상 초유의 소수점 싸움으로 바뀌었다.

왜 이런 초박빙 승부가 벌어졌을까.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에 실시된 여론조사기관의 예측조사 결과와 방송 3사 출구조사, 실제 개표 결과 그래프. 연합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에 실시된 여론조사기관의 예측조사 결과와 방송 3사 출구조사, 실제 개표 결과 그래프. 연합

가장 큰 이유로는 그동안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았던 ‘샤이 이재명’ 세력의 결집이 막판에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가 이재명 후보의 결집을 감지하지 못하는 사이 빅데이터에서는 이 후보의 관심도가 윤 당선인보다 높은 양상을 보였다.

특히 빅데이터 플랫폼 썸데이터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를 선언한 지난 3일 이재명 후보의 SNS 게시물 언급량은 총 20만9천378건을 기록하며 19만4천743건의 윤 후보를 앞섰다. 이후에도 이 후보는 SNS 언급량에서 우위를 보였다.

이는 단일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무당층이 이 후보에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른바 ‘이대녀’로 불리는 20대 여성들을 공략한 것 역시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등 20대 남성(이대남)에 집중된 공약을 내면서 여성들의 반발을 초래한 것과 더불어 이 후보가 여초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지를 호소하는 영상을 올리고 여성 관련 공약을 잇달아 제시하는 행보가 젊은 여성 투표자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이하 남성과 여성의 표심은 정반대로 엇갈렸다. 남성의 경우 윤석열 58.7%, 이재명 36.3%로 윤 후보에 지지를 실어뒀지만, 여성층에서는 이재명 58.0%, 윤석열 33.8%로 이 후보가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이같은 추세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됐던 1주일과 마지막 3일간 뉴스 빅데이터, 포털 트렌드 등에서 고스란히 표출됐다.

◇선거 열기 고조될수록 李·尹 뉴스 빅데이터 언급량 팽팽

중부일보가 10일 한국언론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BIG kinds)’를 통해 양대 정당 대선주자의 2월 1일부터 3월 8일까지의 뉴스 언급량을 조사한 결과 이재명 후보 2만8천220건, 윤석열 후보 2만9천385건으로 집계됐다.

2월 1일부터 3월 8일까지 뉴스에 언급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기사 건수를 나타낸 그래프. 언론재단 빅카인즈 제공
2월 1일부터 3월 8일까지 뉴스에 언급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기사 건수를 나타낸 그래프. 언론재단 빅카인즈 제공

선거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뉴스 빅데이터는 절대 우위가 없는 팽팽한 구도를 이어갔다. 마지막 1주일(2~8일) 간 기사 언급량은 이재명 6천32건, 윤석열 6천553건으로 엇비슷했다. 양측 모두 단일화 이슈가 나온 덕분이었다.

D-3일인 6일부터 8일 사이의 기사 언급량 격차는 더 좁혀졌다. 선거유세 외에도 뉴스타파의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 녹취 파일 보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 등이 이슈가 되면서 이재명 후보는 2천423건, 윤석열 후보는 2천480건의 기사에 언급됐다.

이 시기 두 사람의 연관어를 살펴보면 이 후보는 대장동(48.65) 의혹이, 윤 후보는 단일화(87.95)와 정권교체(77.6)가 중요한 키워드로 꼽혔다.

◇포털·SNS 언급, 李가 더 많아… 尹은 네이버 검색량서 우위

같은 기간(2월 1일~3월 8일) 포털·SNS 트렌드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관심도가 윤석열 후보를 앞서는 양상을 보였다.

구글 트렌드의 경우 이 후보 평균 46의 관심도를 나타내며 33에 머무른 윤 후보보다 높은 관심도를 이어갔다. 특히 이 후보는 사전투표 마지막 날이었던 5일 관심도 최대치인 100을 찍기도 했다. 윤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발표한 3일 관심도 70을 기록한 것이 가장 높았다.

2월 1일부터 3월 8일까지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구글, 유튜브 관심도를 분석한 자료. 구글 트렌드 분석 캡처
2월 1일부터 3월 8일까지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구글, 유튜브 관심도를 분석한 자료. 구글 트렌드 분석 캡처

유튜브 트렌드 역시 이 후보가 평균 41의 관심도를 기록하며 윤 후보(38)를 소폭 앞선 모습이었다. 대선을 앞둔 마지막 1주일 동안에는 이재명 67, 윤석열 66로 두 사람이 대등한 관심도를 나타냈다.

마지막 1주일간 구글·유튜브 연관어를 살펴보면 이 후보는 지지 호소 영상을 올렸던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와 인터뷰를 했던 타임지, 투표용지 등이 급상승 검색어로 언급됐다. 투표용지는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자 사전투표 당시 한 투표소 직원이 확진자에게 이 후보가 기표된 용지를 지급한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된 녹취록, 김만배 등 키워드와 함께 부동시가 포함됐는데, 지난 3일 국회 법사위에서 이 후보의 범죄 수사 경력자료, 윤 후보의 부동시 관련 시력 자료를 열람한 점 때문에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2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SNS 언급량과 게시물별 긍부정 수치를 분석한 자료. 썸트렌드 캡처
2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SNS 언급량과 게시물별 긍부정 수치를 분석한 자료. 썸트렌드 캡처

네이버에서는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검색량 수치가 높았다. 윤 후보는 단일화를 선언한 3일에 검색량 최대치(100)를 기록했다.

SNS 언급량에서는 이 후보가 앞선 모습이었다. 썸트렌드에 따르면 2월 1일~3월 8일 이재명 후보가 언급된 SNS 게시물은 총 468만8천946건, 윤석열 후보는 397만5천587건이었다.

다만 게시물별 긍·부정 키워드 비율에서는 두 사람 모두 부정이 긍정을 압도하면서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후보는 전체 게시물 중 69.5%가 부정적인 키워드였고 긍정은 26.7%에 불과했다. 윤 후보 역시 부정 65.5%, 긍정 29.5%로 비슷했다.

이한빛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