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근개 파열의 모식도
회전근개 파열의 모식도

▶원인 및 빈도 : 회전근개란 어깨 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4개의 근육을 말하며, 어깨의 앞쪽, 위쪽 그리고 뒤쪽을 감싸고 있는 견갑하근,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으로 이뤄져 있다. 중년 이후 어깨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어깨 충돌 증후군이라 불리는 회전근개 질환으로, 회전근개 염증, 회전근개 부분 파열 및 전층 파열, 회전근개 관절병증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증후군이다.

회전근개 질환은 50세 이후에 나이가 증가하면서 그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질환이지만, 최근에는 스포츠 인구의 증가와 레포츠를 즐기는 젊은 층이 증가하면서 스포츠 손상 및 각종 외상 등으로 30~40대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회전근개 질환의 원인은 기본적으로는 퇴행성으로 생각해야 하며, 60세 이상에서 더 많은 유병률을 보이고,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그 빈도는 증가한다.

나이가 들수록 힘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고, 힘줄의 탄성도가 낮아지면서 찢어지기 쉬운 상태로 바뀌게 되며, 회전근개 위에 천장 역할을 하는 ‘견봉’이라는 뼈가 울퉁불퉁해지면서 밑에 있는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와 충돌되는 현상 및 마찰이 발생하면서 찢어짐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러한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초기에는 회전근개 및 주변에 염증만 생기다가 점차 부분 파열이 발생하고, 이것이 완전히 끊어지는 전층 파열로 진행된다.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연골까지 닳는 관절염까지 같이 생기게 되는 회전근개 관절병증으로 악화돼 팔을 들기 힘든 상태까지 진행될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의 MRI 사진
회전근개 파열의 MRI 사진

▶임상 증상 : 회전근개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특정 각도에서의 어깨 통증이다. 즉, 팔을 들어 올릴 때 약 90도 전후에서 통증이 발생하며, 그 아래 혹은 위쪽에서의 동작에는 통증이 적고 대개 수동적 관절 운동 범위는 정상이다. 이러한 증상은 흔히 머리를 빗거나 감을 때, 멀리 있는 물건을 잡을 때, 높은 곳의 물건을 꺼낼 때, 옷을 입거나 벗을 때 발생한다고 호소한다.

한편 일반인에게 가장 친숙한 오십견(=동결견, 유착성 관절낭염)은 이 질환과는 달리 모든 방향의 수동적 관절 운동 범위에 제한과 함께 심한 통증이 있다. 어깨의 관절막이 굳으면서 염증이 생겨 관절 가동범위의 제한 및 심한 통증 때문에 일상 동작들이 아프면서 안 되는 것이 오십견이고, 회전근개 질환은 특정 각도에서 아프지만 이런 일상 동작은 어느 정도 가능한 것이 오십견과의 차이다. 회전근개가 파열됐다면 물건을 드는 팔의 힘이 떨어져 팔이 툭 떨어지기도 한다.

회전근개 질환에 오십견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므로 두 질환의 감별은 매우 중요한데, 오십견은 한시적인 질환이며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 하지만 회전근개 질환은 질병의 자연 경과가 악화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병이며 일부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그 시기를 놓치면 수술적 치료에도 결과가 안 좋을 수 있다.
 

관절경을 통해 관찰한 회전근개(극상건) 완전 파열의 모습
관절경을 통해 관찰한 회전근개(극상건) 완전 파열의 모습

▶치료 방법 : 대부분의 초기 회전근개 질환은 약물 치료, 주사 치료, 재활 치료 등 비수술적인 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 약물 혹은 주사 치료를 통해 염증을 조절하며 제한된 관절 범위를 정상으로 회복시킨 후 단계적인 회전근개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증상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50% 이상의 부분 파열이나 전층 파열의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회전근 개를 원래 위치에 봉합해야 한다.

증상이 미미하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면 당장 수술하지 않아도 되지만, 질병의 자연 경과를 고려한다면 정기적인 영상 검사를 통해 파열의 상태가 악화되지 않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는 아프지 않다고 파열이 악화되지 않거나 호전되지는 않기 때문이며,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함이다. 가능하면 2cm보다 작은 경우에 수술하는 것이 결과가 좋으며, 70세 이전에 수술하는 것이 전반적인 결과가 좋은 편이다.

수술은 대부분 관절 내시경으로 가능하며 수술 후에는 파열 크기에 따라 4~6주간 보조기로 어깨를 고정해 힘줄의 유합을 돕는다. 고정 기간이 끝나면 스트레칭 운동부터 시작해 관절 가동범위를 정상으로 회복, 수술 후 3개월부터는 체계적인 근력 운동을 통해 회전근개의 근력 강화를 도모하게 된다. 수술 후 보통 6개월이 지나면 힘을 쓰는 모든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관절경 기법을 통한 회전근개(극상건) 봉합술 후 사진
관절경 기법을 통한 회전근개(극상건) 봉합술 후 사진

▶예방 운동 : 어깨 질환의 예방과 치료의 기본은 관절 범위를 정상 상태로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스트레칭을 습관화시키도록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아프지 않은 범위에서 단계적으로 회전근개 근력 강화 운동을 지속해야 하는데, 주로 내회전과 외회전 근력 강화 운동으로 시작한다.

처음부터 외전 근력운동을 무리하게 지속하면 오히려 충돌 증후군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스트레칭은 조금 아플 때까지, 근력 운동은 아프지 않은 범위에서 하도록 한다. 어깨 질환의 많은 부분은 잘못된 생활 습관도 그 원인이며 적절한 자세의 유지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 컴퓨터와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목과 견갑골 주변의 만성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것이 회전근개 질환과 같은 질병으로 악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자세 불량으로 인한 목, 등, 어깨의 통증은 몇 번의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 해결되지 않으며 근본적으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임을 기억해야 한다.
 

분당제생병원 정형외과 박주현 과장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