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군은 최근 학교 가기가 두렵다. ‘오늘은 선생님이 어떤 충격적인 말로 상처를 줄까’라는 생각에서다.

A군은 "선생님이 ‘가정교육을 더럽게 받았네’, ‘뒤질래?’, ‘맞고 싶냐?’ 등 입에 담지도 못할 심한 욕설을 일상처럼 했다"며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캠페인(학생들 등교 때 교문에 종이를 들고 서서 잘못을 시인하는 행위)을 위한 그림을 그려 오라고 하더니 그 종이를 갈기갈기 찢고는 땅에 버리고 주으라고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들은 충격에 눈물도 보였고, 수치심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는데 캠페인을 들고 3일 동안 매일 아침 별관 앞에 나가서 종이를 들고 서 있었다. 친구들이 저희를 보고 웃으며 지나가는 것이 너무 화나고 창피했다"고 덧붙였다.

#2. B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B군은 "물을 마시고 있는데 선생님이 ‘야 이 X끼야 입 대고 마시지 말라고’라며 소리쳤다. 입 안대고 마셨다고 말하자 무시하셔서 억울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한 욕이 너무 많아서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며 "가끔씩 지나가다도 ‘빨리 안 들어가면 뒤진다’고 말하는데, 무슨 잘못을 했는지도 모르겠고, 욕을 왜 들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 "어느날 휴식공간에서 친구들끼리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선생님이 오셔서는 ‘여친, 남친 만들러 왔냐, 얼굴이 어차피 안 되니까 교실로 가라’고 말했다"며 "스트레스도 받고 너무 힘들어서 가족들한테 전학가면 안 되냐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17일 오산 소재 C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단체로 교장실에 찾아가 교사 D씨의 언행에 대해 집단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학생들은 D교사가 평소 학생들에게 폭언을 일삼고, 부당한 조치로 자신들의 자존감을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교장실에는 D교사와 학교에 항의하러 온 학부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으며,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도 민원이 접수됐다.

23일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 C중학교 등에 따르면 C중학교는 해당 사안을 놓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 학생들은 D교사를 대상으로 학교측에 ▶소리를 지르지 않을 것 ▶욕하지 않을 것 ▶신체 접촉 하지 않을 것 ▶비하발언 하지 않을 것 등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학교측은 지난 20일과 21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마련했지만, 학부모들의 입에선 볼멘 소리만 나왔다. 설명회에 참석한 D교사가 "욕설은 하지 않았고, ‘멍충이’라고 한 것과 소리를 지른 것에 대해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하면서다.

학교측은 24일 D교사가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D교사의 공식입장을 전달받은 학생들은 사과를 받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한 학부모는 "‘멍충이’라고 말한 데에 사과한다는 것에 경악할 뿐"이라며 "학생들의 말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느냐, 사태에 대한 정확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학교측은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과의 자리 마련 ▶화장실에 ‘마음의 소리(건의함)’ 설치 방안 마련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 대책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학생들이 학부모들에게 전달한 부당행위에 대한 질문에 D교사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적 없다"고 답변했다.

이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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