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높이기 위해 하남시 미사역 일대 조성된 ‘문화의 거리’가 지원과 관리 부족으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부족하고 고장 난 분수대와 담배꽁초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등 무늬만 ‘문화의 거리’라는 비판이 일자 관련 조례를 제정한 하남시의회 의원들이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지난 12일 오후 2시께 하남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미사역 일대 미사문화거리를 방문해 660m 구간을 걸으며 거리 상태와 관리 현황 등을 직접 확인했다.

이날 정병용 위원장을 비롯해 박진희 부의장, 정혜영, 오승철, 최훈종 의원은 하남시 문화정책과, 하남문화재단 관련 부서로부터 미사문화거리 조성 및 운영상황과 올해 추진계획을 청취한 후 현재 문화거리 문제점을 파악하고 활성화 제고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앞서 하남시의회는 지난 2019년 4월 지역문화진흥법에 근거해 ‘하남시 문화의 거리 조성 및 운영 조례’를 제정했으며, 이를 통해 지역 내 일부를 ‘문화의 거리’로 지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부터 지정된 미사문화거리 내 시설물 정비 및 조경 등을 보완하고 이곳에서 매주 버스킹 등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날 현장을 방문한 시의원들은 관리와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문화의 거리’가 사실상 이름만 남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미사문화거리’는 하남시의 관리 미흡과 인색한 지원, 무관심 속에 ‘특색 없는 거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말만 문화거리지, 주변상권의 반사이익 역시 미미해 상권활성화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확한 상권분석과 콘텐츠 발굴을 통해 ‘미사문화거리’를 재점검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집행부와 의회, 주민, 상인, 예술인이 다함께 ‘미사문화거리’가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활력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병용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제325회 임시회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미사문화거리’ 관련해 조례 제정 후 4년 동안 성과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지적하고 문화거리 내 흡연부스 이전·관리 철저를 당부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하남시는 ‘미사문화거리’ 활성화를 위해 ‘보여주기식’, ‘나몰라라식’ 행정을 지양하고 문화정책과, 도로과, 공원녹지과, 보건소 등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한 TF팀을 구성해 문화가 있는 진짜 문화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지백·김동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