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치료 필요성 예측 모델 ‘세계 최초’ 개발
자궁경부암서 난소전위술 결정에 도움, 환자 중심의 치료적 접근 가능해져

분당서울대병원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 왼쪽), 황우연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초기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방사선 치료의 필요성을 평가하는 예측 모델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11일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황우연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악성 종양으로 인한 여성 질환 중에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자궁경부암 환자는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방사선 치료 시 난소 기능이 상실 및 저하되기 때문에 수술 전 미리 난소의 위치를 방사선 치료 범위 밖으로 옮기는 ‘난소전위술’을 권장한다.

그러나 난소전위술은 그 자체로 난소의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복통, 낭종 발생, 혈관 손상 등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게만 난소전위술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재 수술 전 난소전위술 시행여부를 결정하는 표준화된 지침이 없는 상태다. 이에 연구팀은 수술 전 방사선 치료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도출하기 위한 후향적 연구를 실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한부인종양연구회를 통해 수집된 2000~2008년 자궁경부암으로 ‘변형 근치자궁절제술’ 및 ‘근치적 자궁적출술’을 받은 20~45세 환자 886명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주변 조직으로의 침범 등 고위험 요소가 감지되면 방사선 치료 위험을 양성으로 정의하고, 이러한 특성이 없으면 음성으로 정의했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기계학습 분석을 통해 종양의 크기와 연령을 기준으로 4개의 하위 그룹으로 계층화 시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종양 크기가 2.45㎝ 이하인 환자는 13.4%, 종양 크기가 2.45㎝ 초과 3.85㎝ 이하인 환자는 43.3%의 방사선 치료 위험도(양성)를 나타냈다. 종양 크기가 3.85㎝ 초과하고 연령이 39.5세 이하인 환자는 84.4%, 종양의 크기가 3.85㎝를 초과하고 39.5세 초과인 환자는 88.5%의 위험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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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치료 위험 예측과 결정트리모델(A decision-tree model and predicted adjuvant therapy risk). 사진=분당서울대병원

김기동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폐경 전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수술 전 예측된 위험도에 따라 난소전위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부인과 종양학의 치료 표준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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