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당초 한시적 도비 매칭사업 계획
친환경 팩 도입 실효성 감소도 영향

하남시청 전경
하남시청 전경. 사진=하남시청

하남시가 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아이스팩 재활용 사업을 시행 1년여 만에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지난 2022년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을 위해 지역 내 14곳의 행정복지센터에 아이스팩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고 젤 형태의 아이스팩을 수거하기로 했다.

수거한 아이스팩을 선별한 뒤 세척·소독·건조·포장 과정을 거쳐 아이스팩을 필요로 하는 수요처로 무상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하남수산물시장상인회와 하남지역자활센터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시는 경기도비 등 3천2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사업이 시행되는 기간 동안 수거함에는 총 2만 3천605개의 젤 형태의 아이스팩이 수거됐고, 이 중 훼손 등으로 재활용이 어려운 아이스팩 415개를 제외한 나머지 2만 3천190개는 재활용 과정을 거쳐 지역 내 수산물시장 등 수요처에 공급됐었다.

하지만 아이스팩 재활용 사업이 시행 1년여 만에 중단되면서 그동안 이를 공급받아 온 수요처에서는 아쉬움을 표하며 사업 재시행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척 등 아이스팩 재활용 과정 업무를 맡았던 하남지역자활센터 관계자는 "최근 수산물시장상인회 측에서 사업 당시 공급받았던 아이스팩이 큰 도움이 됐다며 올해도 받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며 "하지만 더 이상 사업을 하지 않는다고 전달하자 크게 아쉬워했다"라고 전했다.

해당 사업이 시행 1년 만에 중단된 이유는 도비 매칭으로 이뤄져 애초부터 한시적으로만 운영하기로 돼 있어서다.

사업 성과에 따라 시가 자체 사업으로 전환해 이어나갈 수도 있지만, 해당 사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던 아이스팩 확보에도 당시 어려움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업 초기 고심이 깊었던 재활용 관련 비용, 수요처 발굴 문제 등도 시의 사업 유지 의지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생산단가의 5배에 달하는 재활용 비용과 표면 업체 상호로 인해 대형마트 등이 재사용을 꺼려해 규모가 큰 수요처 발굴에도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젤 형태의 아이스팩에 대한 폐기물 처분 부담금이 부과되면서 전분과 물을 이용한 친환경 아이스팩이 시장에 상당수 대체된 점도 재활용 사업 중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하남시 관계자는 "당시 설치했던 수거함은 모두 회수를 했으며, 한시적으로만 운영하기로 돼 있던 사업이라 현재는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며 "아이스팩 수거량도 예상보다 없었고, 또 현재 친환경 아이스팩 도입으로 젤 형태의 아이스팩이 줄어들어 재활용 사업이 큰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김지백·김동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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