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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이 센터가 하는 일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봉근기자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모든 연령대의 결혼한 외국인에 대해 생활과 관련한 전 영역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임유진 고양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이 소개한 센터의 주요 역할이다. 이는 결혼 후 이주한 외국인의 초기 정착 및 어학학습 등을 지원하는 게 전부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훌쩍 뛰어넘는다.

임 센터장은 "결혼 이민 이후 생의 여러 단계에 나타나는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까지 염두에 두고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결혼, 출산, 자녀 양육(돌봄, 사교육), 이혼과 한 부모 등 대략 중년까지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결혼한 외국인 이주자들의 정착 주기가 길어지면서 이들의 평균연령도 높아졌고, 그만큼 다문화가족에 대한 실질적 지원 및 복지제도 역시 변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고양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구성원 및 자원 봉사자, 지원단체 등은 이러한 변화의 선도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임 센터장은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를 공부해 박사과정까지 마쳤다. 2018년 일산다문화교육본부 센터장과 누리다문화 학교장을 시작으로 2019년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을 맡아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던 석사 과정 당시 결혼 이민 과정에서 나타나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인권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며 일종의 부채 의식을 느꼈다는 임 센터장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미등록 외국인 유학생 아내가 출산이 임박한 상황에 코로나 확진으로 병원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통역 및 입·퇴원 등 도움을 줬던 사연을 센터 운영 중 가장 보람됐던 일로 소개했다. 통상 ‘불법체류 외국인’으로 불리는 미등록 외국인이 임신과 코로나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병원에서 건강하게 출산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지만, 임 센터장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출산과 산후조리가 가능했던 것이다.

센터를 운영하며 이처럼 보람을 느끼는 일도 많지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센터의 접근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게 임 센터장의 의견이다.

그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지자체마다 하나 있는데, 고양시는 인구가 100만이 넘고 면적이 서울시의 44.3%에 해당한다"며 "고양시에서 현재 몇 개의 거점을 두고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접근성이 너무 떨어져 최소 구 단위마다 센터가 하나 이상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 센터장은 "앞으로 지향하고 실현해야 할 사업은 내국인에 대한 문화다양성 교육이다"며 "결혼이민자와 그 가족 중심의 서비스 제공에서 대상 범위를 확장해 내국인과 함께 하는 문화다양성 프로그램을 보급해 외국인이 한국 문화에 적응하고 동화하도록 요청하는 것 못지않게 외국인의 문화적 특성과 성향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도록 사고 범주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표명구·지봉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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