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떤 모임에서 각자 하나씩 질문을 고른 후 구성원들끼리 돌아가며 답을 하면서 서로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고른 질문은 ‘당신이 유명해진다면 무엇으로 유명해지고 싶나요?’였는데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 질문을 묵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과연 어떻게 해야 우리는 ‘의미 있게’ 유명해 질 수 있을까요? 오늘은 특별히 이 질문에 대한 제 대답을 독자여러분들과 나누려 합니다.

첫째, 한 사람에게 유명해 져야 합니다.

우리는 흔히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것이 유명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책과 매스컴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며 영향을 끼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가족과 내 주변 사람들 중 나의 격려가 꼭 필요한 한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입니다. 현재 교회 주일학교 교사인 저는 제가 가르치고 있는 다섯 명의 초등학생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부모님들과 소통하며 애를 쓰고 있습니다. 나중에 그 아이들이 성장하였을 때 저와 함께한 주일학교의 추억이 힘이 될 것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둘째, 주인공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빛나는 조연’이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지요. 드라마에서는 주연의 역할도 상당하지만, 감칠맛 나는 연기로 스토리의 전개를 빛내주는 조연이 없다면 절대로 성공적인 드라마가 탄생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이죠. 비록 자신이 유명세를 타지 않더라도, 나로 인해 누군가가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는 것을 바라보는 것 또한 보람 있는 일 아닐까요? 그렇게 내 성공보다 다른 사람을 성공시키는 일에 앞장 서기도 하며, 그 나름대로의 행복을 누리는 것입니다.

셋째, 여러분은 지금도 충분히 유명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들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 자녀양육을 담당하는 어머니로서, 직장의 구성원으로,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은 부족할 수 있지만 지금도 최선을 다해 살고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남과의 비교로 자신을 너무 자책할 필요도 없고, 남보다 잘하려고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주어진 역할을 감당하고 본인의 자리를 충실히 지켜가는 것, 그것만으로 여러분은 이미 자신의 이름값을 충분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내 주변에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짧게라도 응원의 쪽지를 건네며 그 한 사람에게 집중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충분히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라도 그를 도와주며 지지해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이렇게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감당하고 있는 본인에게 잘했다, 수고했다 아낌 없이 칭찬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가끔은 자신을 위해 작은 선물도 준비해 보세요.

"당신이 유명해진다면 무엇으로 유명해지고 싶나요?" 그날 모임에서 제가 내놓은 대답은, "주일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먼 훗날 성인이 되었을 때 선생님과 함께 공부한 성경말씀이 큰 힘이 되었다고 고백하는 것, 그것으로 유명해 지고 싶다"였습니다. 독자여러분들도 인생길을 걸어갈 때에,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을 느끼고, 내가 도움을 줬던 한 명쯤은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셨으면, 그리고 그러한 자기 자신의 노고에 만족하며 감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유명인사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진영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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