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정 한부모가족회 한가지 공동대표. 사진=윤은영 기자
장희정 한부모가족회 한가지 공동대표. 사진=윤은영 기자

"다른 이들의 시선에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살아가야 해요."

장희정(56) 사단법인 한부모가족회 ‘한가지’ 공동대표는 29일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부모가족을 향해 이같은 조언을 건넸다.

한부모가족회 한가지는 인천지역 내 한부모가족을 위한 자조모임, 자녀 용돈 장학사업 등의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인천 부평깡시장에 자리 잡은 한가지 사무소에 들어서면 ‘담담하게 당당하게’라고 적힌 슬로건이 눈에 띈다.

이는 장 대표가 한부모가정 부모에게 늘 전하고 싶었던 말이자, 스스로에게 수없이 되뇌곤 했던 말이었다.

장 대표는 지난 2005년 이혼을 결정한 이후 한부모가족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한부모가족으로 첫발을 뗀 그는 막막함이 앞섰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장 대표는 "혼자서 아이 두 명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막막했다"며 "갑자기 변한 환경에서 외부의 지원을 받아야 하기도 했는데, 당당하기보단 위축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가 정부 지원을 받을 정도로 어려울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솔직히 자존심도 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시작한 인천여성민우회 내 한부모가족 지원 활동은 그의 마음가짐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장 대표는 "활동을 이어가며 점차 한부모가족은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해서는 안된다고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부모가족이 ‘드러내야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부모가족 지원사업을 하며 스스로의 존재를 숨기고, 위축된 분들을 많이 마주친다"며 "그러나 한부모를 위한 정책과 도움의 손길은 곳곳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부모들은 생존을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데 이들에게 위기는 단순한 내리막이 아니다"라며 "이들의 위기는 생존과 맞닿아 있다. 낭떠러지에 내몰려 한순간 추락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혼자서 버텨낼 수 없는 상황을 주변에 전해야 한다. 한명이 무너지면 가정 전체가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용기있는 자만이 한부모가족을 선택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날이 선 외부시선을 견뎌내기로 다짐한 그들은 자신의 안위보다는 아이들의 앞날을 위해 ‘용기’를 낸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 장 대표의 꿈은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한부모가정을 지키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5월 11일 부평구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리는 ‘인천 제1회 한부모가족의 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부모가족의 날이 만들어진 지 벌써 6년이 지났는데, 인천에서는 한번도 관련한 행사가 개최된 적이 없을 정도로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에서 첫번째 한부모가족의 날을 열기로 마음먹었다"며 "앞으로도 한부모가족을 위한 지원과 활동을 넓혀 가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보였다.

윤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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